5월 29일 열린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회의 모습. 한국은행 제공

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2.75%에서 0.25%포인트 낮춘 2.50%로 결정했다.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, 경기 둔화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.

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향후 경기 흐름에 따라 1~2회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라고 분석했다. 주요 변수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, 그리고 다음달 출범할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꼽힌다.

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채권전문가의 69%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 바 있다. 특히 1분기 경제성장률이 -0.2%로 역성장한 데다, 대미 수출이 15% 급감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.

이창용 한은 총재, 이미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직후 “금통위 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이내 기준금리를 2.75%보다 낮출 수 있다”고 시사한 바 있다. 당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.

실제로 최근 소비지표도 부진하다. 5월 황금연휴 기간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% 감소하며 민간소비 위축이 여실히 드러났다. 여기에 환율도 1480원대에서 1360원대로 하락하면서 통화당국의 완화적 스탠스에 힘을 실었다.

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금융시장에서는 가계 대출금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.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%대로 하락했지만,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DSR 3단계 규제로 인해 은행권이 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주담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.

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.5%에서 0.8%로 0.7%p 대폭 하향 조정했다. 건설투자 감소 등 내수 침체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수출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.

이는 지난해 11월 2.3%에서 올해 2월 1.5%에 이어 세 번째 하향 조정이다.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1.8%에서 1.6%로 낮췄다.

금통위 관계자는 “국내외 경제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것”이라고 밝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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